기후변화... 해리스 '기본 자유 위협' VS 트럼프 '음모론'

(사진 왼쪽부터)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출처=카멀라 해리스·도널드 트럼프 각각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사진 왼쪽부터)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출처=카멀라 해리스·도널드 트럼프 각각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시카고 민주당전당대회(DNC)에서 공식적으로 대통령 후보 수락을 마쳤다. 해리스가 바이든 2기가 될지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는 어떤 차별점을 가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한 이들 후보의 입장도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통신·CBS 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정책과 관련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기본적인 자유’를 언급하면서 “깨끗한 공기와 물을 마시고,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오염으로부터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도 하차한 뒤인 7월 중순에야 당의 후보로 떠올랐던 해리스는 아직 자신의 기후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이 주제가 거의 언급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민주당론이 해리스 백악관의 기후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유일한 지침이 됐다.

CBS 방송은 “민주당은 미국이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앞장서길 원한다”면서 민주당이 2024년 90페이지 분량의 정강정책 7페이지를 기후정책에 할애했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당 강령은 “민주당으로서 우리는 미국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이 일을 수행하도록 도울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랫동안 환경 보호를 위한 강력한 법률 제정을 주장해왔다. 특히 부통령 재임 당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세액 공제 등에 수천억 달러를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키는 데 크게 공헌한 것으로 현지에서는 평가받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투자를 단행한 IRA의 목표에 따라 민주당의 정강은 기후변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에 이러한 기술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태양열과 해상풍력 등 청정에너지와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정강은 '청정 에너지 붐'이 2030년까지 청정 에너지 발전을 3배로 늘리고 전기 요금을 9% 인하하며 가스 가격을 최대 13%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신기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행정부의 조치를 통해 납세자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청정에너지와 기후에 초점을 맞춘 일자리 분야에서 2만 명의 젊은이들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인 미국기후대를 10년 말까지 세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법안 제정 2주년을 맞은 백악관 언론 성명에 따르면, 이 법으로 인해 33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한다.

민주당은 2050년까지 운송 부문의 탄소 중립 목표도 가지고 있다.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1은 자동차에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2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의 약 56%를 전기차로 만들어야 한다는 규칙을 발표했다.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내 전기차는 약 120만 대가 팔렸는데, 이는 당해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의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2023년 미국은 기록적인 280억 달러의 기후 재해를 겪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통과된 초당적 인프라 협상은 기상 이변에 대한 보호를 위해 500억 달러를 할당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하에서 시작된 수천 개의 건설 프로젝트의 운명은 누가 백악관에 입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 조치에 계속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CBS는 전했다. 

반면 재임 기간 중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 자체를 '음모론'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정강정책에는 기후(climate)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마다 반복하는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석유 시추를 하자는 의미)이라는 구호에서 그의 친 화석에너지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되면 석탄 발전소에 대한 규제를 풀고 “실제로 작동하는 수백, 수백, 수백 개의 새롭고 아름다운 발전소 건설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석탄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통해오는 2047년까지 13억 8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또 소비자가 열펌프를 구입하거나 집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만들도록 하는 태양열 및 풍력 발전에 대해 세금 공제 형태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내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전기차 의무 규정’이라고 부르고 이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는 IRA를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이라고 비난하면서  IRA에서 규정한 전기차 보조금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실제로 트럼프의 반 IRA 공약이 실현될지는 의문점이다. 배터리 제조 시설과 새로운 전기 자동차 공장이 공화당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연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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