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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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연초 상승했던 가상자산 시장이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등 정치·경제 이벤트를 앞두고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황중계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2일 오후 1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2.4% 오른 5만829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열리기 직전인 지난 11일 새벽 5만8000달러에 근접한 상태였다. 하지만 토론회 직후 비트코인은 5만6000달러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가 곧 급등하며 하락분을 상쇄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의 급등락은 이날 하루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효과로 상승랠리를 이어갔던 비트코인은 4월 이후 기세가 꺾인 뒤 꾸준히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7월 말에는 6만 달러 후반을 오가다 8월초 ‘블랙 먼데이’와 함께 5만 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고, 8월 말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다시 6만400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이달 초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다시 5만3000달러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각종 정치적·경제적 이슈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대선이 가상자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대선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가상자산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가상자산 가격이 흔들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TV토론회에서도 가상자산 정책과 관련한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지만, ‘친코인’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CNN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을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63%로 트럼프 전 대통령(37%)보다 많았다.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오락가락 하는 것도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점이 됐다”며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자 가상자산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8월 소비자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5%에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빅컷’(0.50%포인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자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 동력도 약화되는 모양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이자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인 블랙록은 “연준이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 또한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비트코인이 현재 가격의 약 50% 수준인 3만 달러 근처까지 떨어질 수 있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9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반면 비트코인이 외부 요인에 따른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CNBC 보도에 따르면,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업체 스완의 개인 고객 책임자 스티븐 루브카는 대선 결과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인정하면서도 “누가 당선되든 비트코인 가격은 2025년 6자리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브카는 이어 “비트코인은 항상 국가, 특히 미국의 재정·통화정책에 근거한 투자상품이었다”라며 “어떤 후보도 이 사실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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