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추석연휴 응급의료센터 정상진료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출처-뉴시스]
[사진-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추석연휴 응급의료센터 정상진료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출처-뉴시스]

[이코리아] 최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응급실로 이송되지 못한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응급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추석 연휴 기간 문을 연 병원을 미리 찾아두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의료공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하루에도 몇 번씩 보도되고 있다. 정부가 명절을 앞두고 ‘추석 연휴 대비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대책’을 내놓았지만, 국민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9일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을 열어 “추석 연휴 기간에 문 여는 당직 병·의원은 잠정적으로 하루평균 7931곳”이라며 “이는 올해 설 연휴 당직 병·의원이 하루평균 3643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크게 증가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응급의료 현황에 따르면, 9일 기준 전체 409곳의 응급실 중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은 405곳이며, 그중 27개소는 병상을 축소 운영 중이다.

그러나 현실은 응급실에 의사가 없어 방문조차 하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경찰발표에 따르면 지난 5일 조선대학교 교정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 씨는 12일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농촌 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구급대가 직선거리로 100m 앞에 있는 조선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연락했지만, 의사가 없어 전화를 받지 못했고, 결국 차로 5분 거리인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에 온라인에선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보다 문을 연 병원을 미리 찾아두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한 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에선 주말이 껴 길어진 추석 연휴에 아프지 않도록 하는 방법과 방문한 지역의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는 방법 등을 나누고 있다. “해열제랑 상비약 미리 쟁여두고… 영양제 열심히 먹이면서 컨디션 조절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응급의료포털 이용하라고 띄워 놨다. 아프면 안 되겠지만 웬만해서는 응급실보단 문 연 1차 병원 뛰어가는 게 나을 거 같다”라는 대답들이 호응받고 있다.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와 모바일앱,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운영하는 ‘응급의료포털(e-gen)’ 홈페이지 또는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을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 약국은 대한약사회의 ‘휴일지킴이약국’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 가능하다. 이외에도 보건복지콜센터(129), 구급상황관리센터(119), 시도콜센터(120)를 통해 연휴 기간 중 문 여는 병원과 약국 정보를 전화로 안내받을 수 있다. 

[사진-응급진료 군병원 현황, 출처-국방부]
[사진-응급진료 군병원 현황, 출처-국방부]

그밖에 군병원도 개방된다. 전국 12개 군병원은 추석 연휴 기간 중 24시간 응급진료를 지원한다. 도움이 필요한 국민은 1688-5119로 전화하면, 언제든지 지역 인근 군병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연휴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긴급 상황에 대비해 헬기·구급차·구난차 등 540여 대의 구조 장비와 3200여 명의 의료·구조 장병이 신속한 지원태세를 유지한다.

다만, 추석 연휴에 병·의원이나 약국을 이용할 때 평소보다 본인 부담 비용을 더 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에는 ‘토요일·야간·공휴일 진료비 가산제도’가 적용된다. 

토요일·야간·공휴일 진료비 가산제도는 모든 의료기관(병·의원, 약국, 치과, 한방 모두 포함)이 야간과 토요일 오후, 공휴일에 진료하거나 조제할 때 진찰료와 조제료를 가산해서 받을 수 있게 한 장치로, 병의원이나 약국 직원들이 초과 근무하는 시간에 대한 보상 개념으로 도입됐다. 이번 추석에만 특별하게 더 추가부담하는 부분은 아니다.

응급실의 경우는 좀 다르다. 13일부터 경증·비응급 환자가 응급실을 찾으면 진료비의 9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기존에는 경증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은 경우 본인부담금으로 평균 13만 원가량을 냈으나 13일부터는 평균 22만 원가량을 내야 한다. 지역응급의료센터에 방문하는 경증 환자도 6만 원가량에서 10만 원가량으로 비용 부담이 약 4만 원 늘어난다.

어린이의 경우, 부모가 아이의 경·중증의 정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땐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 걸까?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19 상담을 권한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2일 배포한 ‘소아응급실 이용 안내문’을 통해 “추석 연휴에 소아 응급실은 평소보다 많은 환자로 매우 혼잡해지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이 때문에 중증 환자가 신속한 진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할 위험이 커진다”라며 “야간에는 응급실 방문 전 119 상담을 통해 중증 응급 환자인지 먼저 확인하고, 119 연락 후 판별된 중증 응급환자만 소아응급실을 이용해달라”라고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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