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세정제 시장은 거대한 그린워싱 시장, 국가 기준 자체가 화학제품

(사진오른쪽)미산이앤씨 이광희 대표가 생협에서 순식물성 세탁세제 '제로너스' 판촉 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오른쪽)미산이앤씨 이광희 대표가 생협에서 순식물성 세탁세제 '제로너스' 판촉 활동을 하는 모습.

[이코리아] 기후위기를 피부로 느끼는 요즈음 일상생활에서 환경적 소비를 추구하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환경윤리가 강화되고 모든 분야에서 탄소중립적 전환이 진행되는 이 시대에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생활화학제품의 탄소중립이 먼저다’를 외치는 미산이앤씨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미산이앤씨는 소화약제와 석탄관리약제를 전문으로 시작한 회사다. 소방서의 요청으로 방화복 및 보호장구를 위한 안전한 세탁용 세제를 만들다 합성계면활성제 0%의 세탁세제를 개발하게 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제품은 곧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나왔다. 실제 미산이앤씨가 선보인 첫 번째 제품 ‘순식물성 세탁세제 제로너스’는 ‘올해의 녹색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의 녹색상은 소비자의 녹색구매를 유도함으로써 기업의 녹색상품 생산을 독려하고, 녹색상품 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민단체인 한국녹색구매네트워크(Korea Green Purchasing Network)의 녹색상품선정위원회가 수여하는 상이다. 상품의 환경개선 효과를 전문가 위원회의 검토와 자문을 거쳐 소비자가 직접 체험·평가한 후 투표로 선정하는데, 상품성뿐만 아니라 상품의 전체 과정에서 환경성을 고려해 환경개선 효과를 심사한다.

미산이앤씨 이광희 대표는 “2017년 이후 자연발화억제제, 분진억제제, 악취저감제, 용수첨가제, 순식물성세정제 등 여러 제품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항상 소방서가 있었다”고 말했다. 미산이앤씨의 식물성 세탁세제인 제로너스도 2017년 한 고참 소방관이 방화복을 손상 없이 빨래할 수 있고 피부자극도 없는 안전한 세제가 필요하다는 말에 개발이 시작됐다. 

현재 미산이앤씨는 소화약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석탄관리약제, 악취저감제, 세정제 등 소방·안전·환경분야의 기능성약제 시장을 개척해 가는 환경벤처기업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차를 구매하면 보조금을 주는 것은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저탄소적인 삶을 유도하고 있는 시대에 놓여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세정제는 아직도 합성제품이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이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탄소중립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매일 사용하는 세정제부터 탄소중립적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이에 저널리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널리즘의 가치 실천’을 표방하는 이코리아에서 사상 초유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 시기에 ‘진정한 탄소중립은 생활세정제부터’ 라고 그리고 그것이 인류와 지구에 다 유익하다고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코리아>는 28일 저탄소 라이프를 위해 매일 사용하는 세정제부터 탄소중립적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미산이앤씨 이광희 대표를 인터뷰했다. 

 

◇ 먼저 미산이앤씨 회사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는 1987년 정유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소화약제를 친환경제품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하면서 뒤늦게나마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2017년부터는 호기심과 의심 사이에서 여러 분야의 환경적 솔루션을 고민하며 탄소중립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도는 제품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탄소중립형 생활용 및 산업용 세정제와 석탄과 슬러지의 환경영향 억제제 사업을 영위하는 환경전문 벤처기업이다. 대기업이 하지 않는 그러나 시대적으로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환경사업을 하고 있음을 늘 자부하고 있다. 

◇ ‘제로너스 세탁세제’의 올해의 녹색상품 수상을 축하드린다. 이 대표님이 직접 생협 팝업 스토어에서 홍보활동도 하셨다고 그랬는데, 현장 반응은 어떤가?

지난해부터 생협 매장을 방문하면서 조합원들께 제로너스 세제를 홍보하고 있다. 그 시간이 저의 사업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다. 조합원님들 한분 한분 만나는 그 시간이 우리 제품 홍보는 물론 환경적인 시간이기 때문이다. 화학물질 없는 세탁세제 제로너스에 대한 반응은 처음부터 좋은 편이었다. 기존 친환경 제품 대비 가격이 높지만 합성이 아니고 식물성이면서 담가만 두어도 때가 빠질 정도로 세정력이 우수하다는 저의 설명을 믿고 소비자들이 구매해 주셨다. 

◇ 어떻게 저탄소/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하다. 단순히 사업 전망을 보고 투자하신 건지 아니면 개인적인 이슈가 있었나. 

2011년부터 전국 소방서에 친환경 소화약제를 공급하던 중에 2017년경 식물성 세탁세제를 개발하면서 세정제와 친환경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많이 알게 됐다. 그 당시만 해도 식물유래 계면활성제를 주성분으로 만든 세제나 소화약제는 당연히 환경과 인체에 안전한 제품으로 알고 있었는데 가습기 참사를 톺아보면서 화학물질은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유해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당시는 물론 지금도 바디워시 등에 널리 쓰이는 식물유래 계면활성제인 코코아미도프로필베타인에는 2급 발암물질인 아크릴로니트릴이 부가되었고, 세제원료로 널리 쓰이고 있는 설페이트계 물질에는 1급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가 부가되어 있다는 사실 등 합성세제와 관련된 불편한 진실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친환경 제품은 단지 탄소배출을 저감했다는 뜻이지 우리 몸에 안전하지는 않다는 점, 식물유래계면활성제는 화학성분과 식물성분이 결합되었거나 식물성분을 화학반응을 통해 만든 또 하나의 화학성분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생협 매장에서 판매되는 세정제도 유해성을 다소 낮춘 합성세제다. 그러고 보니 생활세정제 시장은 온통 합성세제이고 식물성인 듯 약간의 거짓 홍보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 거대한 그린워싱 시장이 되어 버렸다는 것도 알게 됐다. 정말 심각한 것은 그렇게 된 이유가 생활세정제의 국가기준 자체가 화학제품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매일 사용하는 세정제 시장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 그리고 백의민족인 우리 선조들의 삶의 지혜 속에 담겨 있는 전통세제의 과학화를 통해서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화학성분 없이 식물성 원료만으로 세제를 개발하게 됐다. 그 이후 코로나19를 거치며 기후위기 심각성이 부각되고 탄소중립 시대로 접어들면서 미산이앤씨의 순식물성 세제가 환경산업기술원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22년부터 제로너스 브랜드로 시판하고 있다. 일간지에 “생활화학제품의 탈석유 탄소중립 충분히 가능하다”는 제목으로 기고도 했다. 물론 30년 이상 만성 피부질환을 달고 사는 저이기에, 화학물질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 친환경을 표방하는 제품들은 많다. 미산이앤씨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정말 많다. 구체적으로는 환경표지인증 제도 자체가 합성제품을 친환경제품으로 둔갑시키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식물(천연, 자연)유래 계면활성제라는 녹색화학제품이 등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우리는 화학을 배척한다. 저탄소적인 원료확보와 제조과정 그리고 소비과정에서 탄소배출 제로를 추구한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장 진보된 환경적인 세정제라 생각한다. 

◇ 가정에서도 ‘친환경’을 실천하시는지 궁금하다. 댁에서도 제로너스로 빨래를 담가 놓고 간단히 손빨래하시는지. 참고로, 제로너스의 담금빨래 사용방법을 보고 조금 감격스러웠다. 기자의 ‘살림지옥’에서 탈출 가능한 빨래 도우미를 발견한 것 같아서 말이다. 

칭찬 감사하다. 마음 같아서는 이코리아와 공동주최로 ‘제로너스컵 전국 손빨래 대회’라도 하고 싶다(웃음). 지금도 생협 조합원들의 ‘때 정말 잘 빠진다’ ‘이런 때는 왜 빠지는 건가요?’ ‘색 바랬던 옷이 원색으로 돌아 왔어요’ 라는 말씀을 들으면 저도 감격한다. 때 빼는 재미에 푹 빠진 조합원님들이 늘고 있다. 운동화, 모자, 실크, 캐시미어, 니트, 울 등 어떤 옷감이던지 때를 잘 빼준다. 물 빠짐이나 줄어듦 없고 냄새도 다 제거한다. 

(왼쪽부터)미산이앤씨 순식물성 세탁세제 '제로너스', 제로너스 카탈로그. 자료=미산이앤씨
(왼쪽부터)미산이앤씨 순식물성 세탁세제 '제로너스', 제로너스 카탈로그. 자료=미산이앤씨

◇ 생활화학제품의 탄소중립을 표방하는 기업이라는 회사 소개 문구가 인상 깊었다. 태양광 패널 세제도 있던데, 이것도 친환경제품이더라.

우리는 세정제의 탄소중립적 패러다임 전환을 추구한다. 단지 판매를 위한 개발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탄소중립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의 제품개발은 당연히 탄소중립을 향하고 있어야 하고 기존 패러다임을 탈피하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세정제로 말씀드리자면 화학물질이나 화학공정에서 탈피하는 그래서 합성에서 식물성으로 전환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친환경 이라는 용어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합성제품 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합성’이 아니라 ‘식물성’ 제품이다. 태양광패널 세제는 이제 산업용 세정제로 대체했다.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세정제도 우리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물론 식물성 제품이며 인체와 환경 유해성이 없다. 

◇ 생활화학제품의 탄소중립 실천이 말만 들어봐도 그리 쉬울 것 같지 않아 보이는데, 어떤가. 이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크게 벽에 부딪힌 적은 언제인지? 또 주력 사업분야 활성화를 위해 혹시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달라.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은 우리가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괜찮다. 그런데 화학성분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인증해 주는 제도가 없다는 점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가습기참사 이후 많은 국민들이 화학성분 없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고 그런 국민들이 증가하는데도 그런 제품을 식별할 수 있는 제도가 없는 게 현실이다. 또 우리는 세정제나 생활재 사업 경험 없이 갑자기 세정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드리는 말씀을 있는 그대로 믿어 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다. 생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터 닦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