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화학
사진=LG화학

[이코리아] 넘쳐나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시각장애인 음성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라스틱 수거 기계를 만들고, 장애인 휠체어 보호판을 만드는 등 폐플라스틱 재활용 및 약자동행 기술이 빛나는 기업들이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애인종합복지공간인 여의도 이룸센터 1층에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수거 로봇’이 설치됐다.

이룸센터에 설치된 플라스틱 수거 로봇 ‘플라스틱 히어로’는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페트병을 배출할 수 있는 기계이다. 사용한 플라스틱병을 투입구에 넣으면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한 AI분석 기술로 플라스틱을 자동으로 구별하고, 수거와 동시에 분쇄·세척하여 100% 리사이클링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히어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플라스틱 패트병 1개당 50포인트가 제공되고, 포인트는 현금처럼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앞서 한국장애인개발원은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미래융합대학, ㈜플라스틱히어로코리아, 커뮤니티임팩트사회적협동조합와 지난 8일 오후 이룸센터 7층 대회의실에서 플라스틱 수거 로봇 설치 등을 포함한 「탄소중립 실천 및 장애인 자립모델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플라스틱 순환경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 기반 구축 ▲플라스틱 수거 로봇을 활용한 장애인 자립모델 개발 ▲대학·지역 중심의 플라스틱 순환경제 플랫폼 모델 발굴 ▲플라스틱 순환경제 및 ESG 경영 교육 모델 개발 등에 대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개발원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플라스틱 로봇 원격 관리, 수거 등 리사이클링 전 과정 중에 장애인이 참여 가능한 직무를 개발, 장애인 일자리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개발원 이경혜 원장은 “우리 원은 앞으로 친환경분야에서 장애인 일자리 확충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지지하는 장애인 자립지원의 새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진영준 학장은 “탄소중립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며 동시에 장애인 자립을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개발원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개발원은 친환경 ESG 경영 실천을 위해 기관 내 다회용 컵과 수거함을 설치하여 일회용 종이컵 사용 제로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중증장애인 채용카페 I got everything에서 커피박을 수거하여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에 공급하는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사회혁신가들의 커뮤니티 공간 ‘헤이그라운드'는 올해 3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지판인 ‘점킷'(JUM KIT)을 출시했다.

점킷은 루트임팩트(헤이그라운드), 프래그(노플라스틱선데이), 도서출판점자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더불어서 또 다른 사회문제인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이들이 뭉친 것이다. 

점킷은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됐으며, 누구나 쉽게 점자 표지판을 도입하여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발됐다. 또 시각장애인 당사자의 사용성 검증을 받았으며, 묵자 기준 10자 내외의 국문 단어를 점자 규정에 맞게 표기할 수 있다. 

일체형의 점자 사인은 여러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점킷은 보다 다양한 상황에 대응 가능한 모듈형 점자 사인으로 만들어졌다. 점킷은 모듈형 점자, 기초가 되는 뒷판, 점자를 고정하는 앞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간의 이름과 기능에 맞게 조립해 설치가 가능하다. 

출처=노플라스틱선데이 유튜브 채널 갈무리
출처=노플라스틱선데이 유튜브 채널 갈무리

그런가 하면 LG화학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휠체어 바큇살 보호판을 기부해 눈길을 모았다. 

LG화학은 지난 1일 사회가치실현 프로젝트 기업 COC랩(Circle of Change Lab)와 함께 10명의 어린이에게 친환경 소재로 만든 스포크 가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스포크 가드는 휠체어 바큇살에 부착하는 둥근 모양의 보호판이다. 바퀴를 굴리면서 손가락이나 링거줄이 끼이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LG화학과 COC랩은 기존 단조로운 색상 위주였던 스포크 가드에 친환경 소재와 맞춤형 디자인을 더해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재탄생시켰다.

COC랩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디자인한 스포크 가드를 만들어주는 사회공헌 활동인 ‘나만의 스포크 가드 만들기’ 프로젝트를 지난 2018년부터 진행해 왔다.

아이들은 청년 디자이너와 함께 좋아하는 캐릭터나 동물은 물론, 직접 그린 그림이나 무늬, 문구까지 다양한 조합으로 자신만의 스포크 가드를 디자인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주변과 소통하면서 휠체어에 대한 불편한 시선에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취지다.

LG화학은 스포크 가드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LG화학은 리사이클 플라스틱(PCR-PC, Post-Consumer Recycled polycarbonate) 소재와 스포크 가드 가공까지 모든 과정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총 100개의 렛제로(LETZero) 리사이클 소재 스포크 가드를 만들어 COC랩에 전달했다.

스포크 가드를 꾸민 한 어린이는 “휠체어가 더 멋져져서 타는 게 즐겁다”며 “예전에는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장애인이라서 그런 것처럼 느꼈지만, 지금은 바퀴에 있는 작품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COC랩은 LG화학이 기증한 스포크 가드에 디자인을 입혀 다른 아이들에게도 추가로 전달할 예정이다.

COC랩 김태희 대표는 “LG화학의 후원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자기만의 휠체어를 꾸미고 환경에 대한 소중함도 배울 수 있었다”며 “작은 동그라미가 세상의 인식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 엔지니어링소재사업부장 김스티븐 전무는 “LG화학의 친환경 소재가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개성을 표현하는 데 쓰여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사회 곳곳에서 지속가능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친환경 소재 개발과 확산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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