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긴 여름 장마가 시작되었다. 덥고 습한 여름은 우리들에게 불쾌지수를 높이기도 하지만, 숲 속의 나무들에게는 생기를 북돋아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여름에 숲 속 계곡에서 하얀색 꽃으로 화사함과 향긋함을 선사하는 나무가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고광나무이다.
고광나무는 하얀색 꽃이 밤중에도 빛이 난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4갈래로 갈라진 고광나무의 새하얀 꽃은 500원짜리 동전만큼 커서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꽃이 큰 특징과 더불어 은은한 향기까지 가지고 있어 매력적인 나무이다. 이 외에도 고광나무는 ‘오이순’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어린잎을 데치면 오이냄새가 난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봄철 나무에서 돋아난 새순을 먹어보면 신기하게도 오이맛이 나는데, 실제로 산나물로도 이용된다고 한다.
고광나무는 주로 북부지방에서 만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전국에서 자라고 있어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얇은잎고광나무가 있다. 얇은잎고광나무는 잎이 얇은 고광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 잎의 특징은 고광나무와 비슷하여 구분하기 어렵다. 잎의 특징뿐만 아니라 고광나무와 마찬가지로 3~7개의 큰 꽃이 모여 달리는 특징 등 전체적으로 고광나무와 매우 비슷하게 생겨서 언뜻 보면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얇은잎고광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은 암술대에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암술대에 털이 있는 고광나무에 비해 털이 없는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북부지방에서 만날 수 있는 고광나무에 비해 주로 남부지방에서 만날 수 있는 애기고광나무가 있다. 애기고광나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꽃의 크기가 작은 특징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7-9개의 많은 꽃이 모여달리고 식물 전체에 털이 없는 특징으로 앞선 고광나무, 얇은잎고광나무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고광나무, 얇은잎고광나무, 애기고광나무는 우리나라 한반도의 여름 숲속을 산뜻하고 향기롭게 꾸며주는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또한 봄의 새순은 오이맛이 나는 매력적인 봄나물로도 활용되는 귀한 나무이다. 건조와 추위에도 강하여 우리 주변의 생활권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나무이다. 이렇게 매력적인 우리나무를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권의 정원이나 공원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여름 숲속을 지키고 있는 고광나무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 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